처음 시작하는 파이썬

이 책은 코딩 초보자를 위한 책이 아니다. 제목에 있는 “처음 시작하는”이라는 문구를 보고, 나처럼 코딩 입문자도 볼 수 있겠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이 책의 제목은 “(코딩 중급자가) 처음 시작하는 파이썬”이어야 한다. C언어나 다른 언어를 이미 배운 사람이 파이썬을 처음 접할 때 적합한 교재다.

내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을 고른 덕분에 초반에 많이 헤맸고, 그 과정을 통해 ‘코딩을 독학으로만 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모교의 과외 연결 게시판을 수소문해, 컴퓨터공학과 4학년 재학생 한 분을 과외 선생님으로 모시게 되었다. 이 책 한 권을 끝내는 데 몇 달 정도 걸릴지 여쭤보니, 선생님은 약 2개월을 예상했고, 마침 겨울방학과도 시기가 맞아 주 2회 통영과 부산을 오가며 과외를 받았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학습서라기보다는, 내 인생 첫 과외의 교재로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 자체의 장점도 분명히 있다.

첫째, 교과서처럼 정확한 표현을 사용한다. 시중의 파이썬 초보자용 책들은 처음 코딩을 배우는 독자를 위해 저자의 비유나 설명이 가미된 경우가 많은데, 이는 때로 오개념을 심을 위험도 있다. 반면 이 책은 친절하진 않지만 정확하다. 덕분에 설명이 어렵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개념을 잘못 이해할 위험은 적다. 실제로 나도 방과후 수업 교재에서 용어를 정확히 정리해야 할 때 이 책을 기준으로 개념을 점검하곤 한다.

둘째, 중급 이상의 내용을 폭넓게 다룬다. 예컨대, 프로그래밍을 6년간 하면서 GitHub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데코레이터를 설명하거나, JSON 파일 포맷 처리법,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웹 기초(클라이언트, 서버, API 등)는 물론 하드웨어 수준의 시스템 개념까지 다룬다. 일반 학습서보다는 대학 전공 교재에 가까운 구성을 가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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