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한 유대인이 강도를 만나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 마침 유대교 종교 지도자들이 지나가다가 이를 목격하였으나, 그냥 지나쳤다. 그러나 유대인들이 멸시하던 한 사마리아인이 이를 목격하고 그를 도왔다. 상처를 돌보고 밥을 먹이고 집에 데려가 재웠다.

당시 사마리아인들은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이용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비정한 족속들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선이었지만, 성경에서는 이와 같이 착한 사마리아인의 도움을 받는 일화가 등장한다.

나쁜 사마리아인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란, 곤경에 처한 개발도상국을 착취하는 부자 나라를 일컫는다. 더 정확히는, 자신들의 정책이 개발도상국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강대국을 일컫는다.

세계화의 정사와 이에 대한 반박

책에서는 세계화가 등장한 이후의 근 400년간의 정사를 요약하여 소개한다.

영국이 18세기 자유 시장 체제를 선택하며 세계화를 선도했고 이후 다른 나라들도 영국을 따라 무역을 자유화하며 자유주의적 세계 질서가 자리잡고 세계는 전례 없는 번영을 맞이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불안정해진 세계 경제로 인해, 세계 각국이 일시적으로 무역 장벽을 쌓았으나,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의 패권 아래 무역 자유화가 다시 진전되었다. 1980년대 신자유주의가 발흥하면서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보호 무역주의를 버리고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였으며 이는 공산주의의 붕괴와 함께 문호를 개방한 국가들의 번영을 선도하였다.

저자는 책의 초반부를 이 세계화에 대한 정사를 하나 하나 반박하는 데 할애한다. 우선, 영국을 상대로 자유 무역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아시아 식민지 국가들의 형편 없는 경제 성과를 예로 든다. 하지만 1980년대만 하더라도 정사를 반박할 거리가 충분히 많으므로 식민지와 같은 특수한 예는 논외로 하자.

저자에 따르면, 19세기 말부터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중화학 공업 육성을 위하여 보호 무역을 실시하였다. 1932년에는 미국이 보호 부역을 통해 신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성공한 여파로 인하여 경제적 우위를 잃은 영국이 다시 관세를 도입하였다.

또한, 1950~1970년대 부자 나라들이 관세를 낮추기는 하였으나 동시에 보조금, 은행 대출에 대한 정부 개입 등 다양한 정책을 병행하였다는 사실을 꼬집는다. 그리고 오히려 신자유주의 정책을 본격적으로 실시한 1980~1990년에 들어 오히려 국민소득 증가율이 둔화되었음을 지적한다.

나아가, 개발도상국의 경제 성과가 왜곡되었음을 지적한다. 경제 성장이 실패했던 남미와 아프리카야말로 신자유주의 프로그램이 아시아보다 훨씬 더 철저히 실행되었던 곳이며, 경제 개발을 이루어낸 한국, 싱가포르는 신자유주의를 무작정 받아들이지 않고 신중하고 전략적인 정부 정책을 병행하였음을 지적한다.

리카도의 비교 우위 이론의 한계

데이빗 리카르도의 비교 우위 이론은 내가 대학에서 수업을 들을 때에도 교수님이 신자유주의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이론적 근거로 제시하곤 했던 이론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비교 우위론의 한계를 지적한다. 비교 우위 이론은 특정 기술 수준이 주어진 상태에서는 이득이나, 경제 발전 또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저자는 기술적으로 열세인 기업은 기술을 육성할 동안 정부로부터 보호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저자는 곡물법 폐지를 통해, 영국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한 뒤에야 자유 무역을 채택해 이른바 사다리 걷어차기를 실행하였음을 지적한다.

마샬 플랜의 효과

상부상조라고 할까. 미국의 마샬 플랜은 자본주의의 황금기를 불러왔다. 미국은 마샬 플랜을 통해 독일 경제를 약화시켰던 기존 정책을 폐기하고 유럽의 재건을 도왔으며, 개발도상국들이 민족주의적 정책이나 생산자 보호를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을 허용하였다. 이는 유럽,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 역시 높은 1인당 소득 증가율을 기록하는 긍정적 성과를 낳았다.

리카르도 모델과 무역으로부터의 이익 (책 외의 내용)

이 부분은 이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은 아니지만, 비교우위론에 근거하여 자유무역이 왜 상호 이익이 되는지를 수학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이라 추가해 본다.

이 모델은 양 교역국의 생산가능곡선을 사용해 자유 무역 후의 이익을 그래프 상에서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 무역 전: 자급자족 상태. 각 국가는 자신의 생산가능곡선(PPF)안에서만 생산, 소비할 수 있다.
  • 무역 후: 각 국가는 비교 우위 상품 생산에 특화한다. 예컨대, A국은 자동차를, B국은 쌀을 집중 생산한다. 그 결고, 총 생산량이 증가한다.
  • 교역 조건 결정에 따른 소비가능곡선 확장 : 기회비용을 고려한 교역 조건이 결정되면 (예: 자동차 1대당 쌀 5개) 소비가능곡선이 기존의 PPF 바깥으로 확장됨을 설명할 수 있다. 이를 ‘무역으로부터의 이익(Gains From Trade)’라고도 한다.

비교우위론의 한계

비교우위론에 따른 이익을 설명한 이유는 이 책이 이를 어떻게 반박했는지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저자 역시 비교우위론의 이론적 완결성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일 뿐, 현실을 고려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론이 자원이 어떤 경제 활동이든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는 가설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식량 생산 산업이 자동차 생산 산업으로 대체되는 데 드는 어려움, 손해를 보는 사람들에 대한 고려가 이론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원문 보기

비교 우위론을 비롯한 자유 무역 이론에서는 자유 무역 시에는 국가 전체의 부가 증가하므로, 약한 산업에 이를 보상하여 주는 식으로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다고 반박하지만, 저자는 이 또한 개발도상국에서는 실천하기 어려운 점임을 설명한다. 개발도상국은 보상 매커니즘이 아예 없거나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는 개발도상국 내의 부의 불균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작성중

136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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