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길들여진 것일까?”
직장인이라면 이미 고객–사용자–상사–조직의 논리에 익숙해져, 자율성을 일정 부분 자발적으로 내어주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 과정에서 페르소나, 즉 사회적 가면은 점점 강화된다. 개인의 욕구보다 조직이 원하는 얼굴을 앞세우는 데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내 자율성보다는 조직의 기대나 고객의 만족이 우선시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나 또한 직장인으로서 한국 사회에 길들여진 탓인지, 처음에는 저자의 글이 투정처럼만 느껴졌다. “나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데, 왜 나를 무시하나요?”라고 호소하는 듯한 그의 글이 비관적이고 신파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아직 한 번도 그와 같은 입장을 직접 겪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경험을 함부로 투정이나 엄살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내가 알지 못하는 자리에서 누군가는 실제로 주체성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며, 그 상실감을 매일 견뎌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온실 속에서 영양을 충분히 공급받으며 자라온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받아들여야겠다.
댓글 남기기